경본은 경륜이 건전한 레저 스포츠를 지향한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적지 않은 팬들은 해당 경주에서 경본의 지시, 암시, 모종의 자신들만이 아는 암묵적 헤게모니가 편성에 담겨 있고 선수들도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흡연장에서 다른 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런 배당은 안주지, 뻔한 편성으로 돈질을 유도하고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 내지" 하는 출처 불명의 말들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회자된다.
경륜이 진정으로 사랑받는 레저스포츠가 되려면 이런 의구심을 떨쳐 내려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륜 역사가 30년이 되다보니 오래된 팬들은 전문가 이상의 수준으로 경주를 바라볼 줄 안다. "안 간거지, 안 딴건지, 의도적으로 지켜준거지 등등" 수많은 출처불명성 추측을 불식 시키기 위해서라도 선수들에 대한 공정경주 교육, 프로그램, 과감한 제재 등 혁신적인 수술을 하지 않고는 팬들의 의구심은 깊어질 것이고, 결국 경륜장을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열심히 타려는 선수는 정말 응원하고 박수를 보낸다.
개인적으로 안효운 선수는 팬으로서 차라리 존경스러울 정도다. 항상 열심히 탄다. 최선을 다한다. 자신의 기량 각력 컨디션을 최대한 활용, 되든 안되는 해당 경우에서 원없이 힘을 쏟고 나온다. 그래서 머리쳐 배당이 나오든 못들어오든 안효운 선수를 탓하지 않는다. 머리를 친 것은 정말 최선을 다해 힘을 쏟은 것이요, 누굴 잡고 지켜주고 적절히 타는 그런 선수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23일 일요일 경주에서 비롯 안효운을 2착으로 놓고 차권을 사서 물먹었지만 나는 안효운 선수에게 감탄의 박수를 보냈다. 잃어도 역시 하는 마음으로 내가 믿음을 더 주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반대로 부산 1경주에서 박상훈 선수를 보자. 금, 토 경주를 본 팬들은 박상훈의 컨디션과 시속이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도록 매우 기량이 좋았고 편성상 해볼만한 싸움이었다. 박상훈 후미를 공략할 기량 강자 박진우가 있었다고 하지만 앞에서 반바퀴 정도 끌어줄 주병환이 있다는 점을 볼 때, 줄서기부터 박진우를 철저히 배제하고 후미에 자리잡더니, 더구나 주병환이 타종 선행을 나가주는데 뒤따라 가지도 않고 4코너까지 무의미한 따라가기를 하다가 막판 직선 주로에서 힘쓰는데 꼴치에서 3위를 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금토 경주 결과와 일요일 막판 3위의 외선 추입 괴력을 볼 때, 왜 박진우와 정면 승부를 피했는지, 주병환을 따라 나서지 않았는지, 직선 주로전까지 철저히 그저그런 주행으로 일관하다가 직선에서 괴력을 발휘해 더 놀랍게 했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이래서 팬들이 경본의 지시, 배당내려고 한거지, 장난 잘 치는 선수 등등 온갖 출처불명의 의심을 쏟아 내는 것이다. 왜.. 팬들은 해당 선수가 금토 타는 모습, 컨디션, 기량, 각력, 연대 등등 모든 것을 쏟아 그 짧은 15분 내 자신의 피 같은 돈질을 하기 때문에 팬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속풀이가 그런 의심, 험담, 욕설이 전부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상 경주라는 경본의 대대적인 홍보, 분위기 조성에도 불구하고 평소 특선 결승과 별반 다를 것 없었던 이번 대상 결승 경주는 그러면 그렇지 하는 실망스러움을 확인 하는데 그쳤다. 말이 좋아 타협이지, 팀이 왜 있고, 왜 일류 선수만 먹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실력으로 우승하는거야 누가 뭐라 하겠나. 나머지 선수들은 해볼 의지도 없고, 만족이라는 함수(이 정도면 불만 없어) 하는 그런 타협, 아니 나는 자신들 세계에서의 암묵적 좋은게 좋은거라고 결론 짓고 싶다.
오직하면 일부 팬들은 특선을 없애버리는게 좋겠다고 그럴까?
그냥 잠깐 주절주절 해봤다.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