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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生未暇踏名區(평생미가답명구) 평생에 여가 없어 이름난 곳 못 왔더니 白首今登安養樓(백수금등안양루) 흰머리가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 김삿갓이 그랬듯이 당신 또한 흰머리가 된 오늘에야 영주땅을 밟는다 百年幾得看勝景(백년기득간승경) 백년동안 몇 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 歲月無情老丈夫(세월무정노장부) 세월은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 있네 영주터미널에서 내려 잔차에 올라탄 당신은 훈련원길 순흥 대신 풍기로 방향을 튼다 정감록촌에 자꾸 맘이 쏠린 탓이다 경관이 빼어난 곳을 승지라 하고 그중에 병화까지 범접하지 못하는 열 곳을 십승지라 하는데 그 첫번째로 꼽히는 정감록촌...... 훈련원이 영주에 있는 까닭을 자문하며 길을 떠난 당신은 정감록촌이 영주에 있는 까닭을 되물으며 페달을 힘차게 밟는다 숨을 헐떡이며 단숨에 당도한 정감마을 입구서 마주친 사내 당신은 그가 촌장임을 직감한다 긴머리에 흰수염.... 소양인 몸상에 늘 뭔가 골똘해 있는 선비같은 눈빛......... 당신이 그를 보고 놀랐는데 사내 역시 당신을 보고 멈칫한다 서로가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나이차는 띠동갑쯤 되었을까? 주역의 갑자내공을 쌓은 도사와 경륜 내공이 갑자년에 닿을 만큼 근기있는 마니아의 조우 - 왜 이제야 오셨소이까? 허허 - 그러게요 영주 가는길이 그렇게도 멀었습니다 자전거 국토종주 여섯번 하고도 반도의 구석구석을 누볐던 당신에게 늘 비껴갔던 영주땅이다 촌장이 냉수를 건네며 묻는다 - 당신은 속세에서 무얼 하며 살고 있소? - 베팅 라이팅 라이딩 - 영어로 하면 못알아들을 줄 아오? 당신은 경륜꾼이구려 껄껄 - 헉!(어떻게 알았을까?) - 당신 입고 있는 유니폼 바지의 별문양과 똑같은 옷을 많이 봐왔소이다 촌장은 저 언덕너머를 가리키며 말을 잇는다 - 저기 경륜훈련원 사람들이 도로훈련하는 걸 많이 봐왔단거요 당신은 경륜과 관련된 사람이고 경륜을 글로 쓰는 사람이며 자전거여행에 미친 사람이다 이말이오 - 추리력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감탄! 감탄입니다!! - 훈련원 가는길을 착각한 건 아니오? - 아닙니다 마음에 이끌려서 방향을 틀었습니다 - 무엇에 맘이 끌리더란 말이오? - 글쎄요.....그냥....속세에서 읽었던 이런저런 정감소설도 생각나고..... - 정감록의 정씨가 왜 책제목에 달렸는지 아시오? - 여러가지 설을 들었습니다만 잘 모르겠습니다 - 나라정 鄭을 파자하면 酉大邑유대읍 곧 유대마을이 됩니다 유대마을은 구주가 나신 곳이오 세상을 구할 진인 곧 정도령의 좌표를 구하는 책이 정감록이란 말이오 - 그 진인이 정씨란 말인가요? - 성씨와는 상관없소 정주영이 정도령이란 계시를 받고 대통령이 되려고 했다던데 정감록의 정씨는 징표일 뿐이오 정씨일 수도 있지만! - 정감록촌이 이곳에 있는 까닭은 무언가요? - 격암 남사고 선생께서 소백산자락길을 지나치며 남긴 기록을 따라 온것이외다 당신은 약속된 훈련원 일정이 있어 더 긴 얘기는 내일 나누기로 하고 잔차에 올라탄다 촌장은 서두르는 당신에게 뭔가를 짤막하게 써주고는 고택으로 사라지고... 당신은 순흥면으로 접어든 길목에서 땀을 식히며 촌장이 건넨 쪽지를 펴본다 영주팔괘! 영주는 태극의 땅이고 태극의 사방에 사괘가 있으니 단양 예천 봉화 안동이다 영주의 태극은 무섬마을에 사영돼있다 사괘에 곁딸린 제천 상주 태백 청송이 팔괘를 구성하여 영주팔괘를 이룬다 영주는 사람 살리는 산 소백의 영지이며 영주시풍기읍금계포란의 정감록촌이 콩태극에 해당한다 (콩을 쪼개보면 태극문양이 나타날 것이다)......... 영주팔괘는 아직 속세에 알려지지 않았다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는 영주팔괘의 비밀을 탐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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