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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포츠 경륜을 접으며.....!!!

작성자
kpny1217
작성일
2005-03-21 00:00:00
조회
2932
IP
..
추천
0
2000년 봄 선배따라 우연히 찾아간 경륜판에 첫발을 디딘후, 나는 부인할수없는 인간말종이 되고있다.
물론 나를아는 지인들은 내가 매주말 노름판을 찾아 다니는 노름꾼일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할것이다.

노름 .
맞다 경륜은 노름이다.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하는 합법적인 노름.

노름을 해서 돈을 딴다는것은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는것보다 100배 아니 1000배 더어렵다.

지난 5년간 나는 3000만원 정도의 거금을 날렸다.
물론 그돈이 결국엔 사회로 환원된다 하지만, 정작 나에게 돌아오는것은 밀린 독촉장과, 폐인이 된모습뿐이다.

3000만원 따지고 보면 그리 많은 돈도 아니다.
하지만 경륜으로 인해 잃은것은 3억이상일것이다.
사람들, 신용 , 내자신.....

처음부터 내가 노름꾼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그사실을 부인하고 있는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난 노름꾼이다.
첨 경륜장에 갔을때만해도 난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는 샐러리맨이었다.
재미삼아 5천원 정도 씩 경주를 하다보니 맞을때도 있고 틀릴때도 있지만, 내가 예상한 선수가 들어오는 재미에 빠져 나도 모르게 주말마다 경륜장을 찾았다.

멋모르고 할때는 5천원 이었지만, 몇주후 조금 안다는 생각이 들자 흔히들 말하는 대끼리 경주에 5만원을 넣었다.
그리고 그5만원을 만회하려고 10만원을 넣고....
결국엔 예상을 떠나 배당에 배팅을 하게되었다. 본전 생각에....

이것이 대부분 노름꾼들이 밟아온 수순일것이다.
그 5만원이 싸이고 싸여 , 경륜을 한지 2달도 채안되어 100만원이란 액수를 탕진했다.

그리고 다음주 월급을 받은 나는 조퇴를하고 경륜장을 찾았다.
한방만 제대로 맞추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5천원 배팅을 하던, 끊던 할것이라며....

ㅎㅎㅎ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그번주 월급을 몽땅 날린것이다. 불과 몇시간만에....
확실한 축에 확실한 후착이 있었음에도 난 본전을 위해 배당을 보고 배팅하였고....
결국 현금서비스 수순으로 바로 넘어갔다....
당시 내 월급이 220만원 이었으니 사회 초년생 치고는 적지는 않은 액수였다.

하루에 320만원을 잃은것이다.
헐............

다음날 친구에게 급한일 이라며 돈을 융통했다.
일밖에 모르고 나름대로 바르게 살아온 터라 돈을 융통하는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빌린돈 400만원을  가지고 또다시 경륜장을 갔다.
대끼리 경주에 딱한번 넣고 2배정도하면 800정도 만들어서 바로 갚고 , 경륜 그만하자.....라는 생각으로.
그때 그경주가 들어왔다면 아마 아니 어쩜 정말 그랬을지도 모른다.

5경주때가서 14경주까지 기다렸다.
중간에 2만원 한번 배팅한것 빼고는 그냥 관전만했다.
나름대로 참고참고 또 참아 관전만한것이다.

드디어 14경주 축이 주광일이고 유력한 후착이 김보현이었다.
1.8배당. 그것도 혹시 몰라 복승으로 조심 또 조심하여 산것이다.
기억으로는 당시 조덕행,김보현,용석길,정영훈등이 출전했던것 같은데 그때까지만 해도 주광일 -김보현은 대끼리 중에 대끼리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매한것이 200만원 , 그때부터 미리 적어둔 구매표를 가지고 동분서주 .... 만원짜리 하나 안남기고 말그대로 몰빵했다.

그런데.....
초주부터 마크하던 윤진철이가 그대로 들어온것이다.

하늘이 노랬다.
정말 노랗게 보였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경기가 끝났음에도 일어나지지가 않았다.
친구에게는 카드의 마그네틱이 손상되어 현금을 인출할수가 없어 월요일 은행에 방문해 재발급을 받은후 바로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때 내 나이가 24살이었다. 사회에 막 발을 내디딘....

그번주에만 800만원을 잃었다.
모아둔 돈도 없고....  당장 내일이면 돈을 돌려줘야 하고....
이ㅏ때까지만 해도 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이었다.

고심끝에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께 전화를하여 월세로 살고있던 방 보증금을 올리고 월세를 낮추겠다며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요일 저? 느닷없이 돈을 요구하는 나에게 500만원이란 거금을 선뜻 내주실만큼 세상을 적게 사신분들이 아니다. 직접오셔서 주인과 애기를 해보고 결정하시겠다는 것이다........쩝.
잠이오질 않았다.
별의별 생각이 다들었다.

많은 분들이 동감하실것이다.
어떤 생각들이 들었는지를.,...

다음날 출근하자 마자 친구에게 전화를 하여 또 거짓말을 했다.
신분증을 분실하여 재발급 받으려면 1주일 정도 걸릴것이라고....
이것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며 생각해낸 유일한 변명이었다.

일단 시간적 여유를 확보했으나, 길은 보이지 않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당시에는 길거리 에서도 카드를 마구잡이로 발행 해주던때라 4개의 카드를 발행하여, 겨우겨우 현금서비스로 친구에게 빌린돈을 갚을수 있었다.

하지만 보름정도 후부터 날라오는 청구서.....
결국 돌려막기라는것을 하기위해 카드깡을 했고 , 그것이 한계에 다르기까지는 딱 2달.
계획과 이론적으로는 가능했던 돌려막기가 터진것이다.

터지기직전 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카드의 한도증액을 하여 받은 월급과 깡한돈을 들고 경륜장을 갔다.
욕심내면 끝난다. 
딱 100만원만.
토,일  일주일에 200 한달에 800 만들어서 청산하고 본모습으로 돌아가자.....
당시 현금 250만원 정도를 가지고 있었기에 대끼리 경주 100만원 승부보고 2.2배 정도 나오면 딱 그만. 혹시 안맞으면 다음경주에 150만원 마저 넣어서 300만들자. 그리고 일요일 같은 방법으로.... 라는 허황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설마 선별하고 선별하여 고른 2경주중에 한개 안들어 오겠냐???  많은것도 아니고 2배짜리인데....

안들어왔다.
예상의 잘못도 아니고 , 무리한 배당을 봤던것도 아닌데... 안들어왔다.
소휘 말하는 터지는 경주들이었다.

카드의 무서움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이자의 무서움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연체- 전화협박-집방문-회사방문- 결국엔 대한대출까지....

대한대출로 인해 당분간은 이자만 내면서 조금씩 원금을 상환하게 되어 한숨 돌렸지만 난 경륜을 끊지 못하고 
빛이 늘어나는 폐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직장을 잃고 (카드사의 전화와 방문 그리고 그 스트레스로 인한 업무소흘등의 이유로) 사랑하던 여자를 보내고..
신용도 몸도 모두 다 잃었다.

그리고 4년간 동영상으로만 경륜을 즐기며 , 열심히 일했다.
전보단 못한 조건이지만 , 새로운 회사를 다니고, 밤에는 과외, 주말에는 알바를 하며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작년 중순부터 모든 부채를 상환하고 처음으로 저축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모은돈이 800만원.

우리 회사가 해외 세미나 참가로 토요일 오전 난 공항에 나갔다가 바로 집으로 왔는데....
40개월만에 맞는 모처럼의 휴일.,,,,

인터넷을 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들어온것이 경륜운영본부.
13경주인가...
김봉민 강종현 단방이 보였다.
그동안 거의 매주 온라인 상으로만 수없이 예상하며 갈고 닦아온 실력이 갑자기 발휘하고 싶었는지....
잠실로 향했다.

그동안 고생하고 암울했던 3년을 이걸로 보상받자.
500넣어서 안전하게 복승 1.5배만 나와도 750만원.  100저축하고 150만원 그동안 신세진 친구들에게 멋있게 술이라도 한잔 사주자!!!!! 40개월동안 빈대,노랭이짓거리 했으니 함 놀아보자....

허걱......

안되겠다 ....
홍석한이에 용석길.
나머지 300도 박자. 허은회 전날 타는거 보니 용석길이 틀림없다.


다시원점으로 돌아왔다.
다시 가진것 하나없는 빈털털이가 되었다.
다행이라면 아직은 빚이 없고 여자친구를 잃지 않았고, 친구에게 돈을 빌리지 않은것.
내 나이가 이제 29이다.
내년엔 결혼을 약속한 여자도 있다.

난 하루에 40개월을 모은 돈을 날렸다. 그동안 계획한 나의 미래도 함께 날아갔다.
난 정신병자다.
난 남들이 말하는 노름꾼, 인간말종이다.

5천원으로 재미삼아 레저라는 명목으로 시작한 경륜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어렸을적 생각하던 비참한 노름꾼의 모습을 나는 오늘 거울에서 보았다.
거기엔 내가 있었다.

나는 아니야.
나만은 아니야.

여러분도 아닙니다.
여러분만큼은 아닐것입니다.

경륜장에 가면 흔히 볼수있는 노숙자 차림의 예상지도 없이 남의것 힐끗보며 , "터졌네! 터졌어" " 이것 보고도 시간이 없어서 못샀네" " 6-5는 샀는데 5-6을 미처 못샀네" ...를 연발하는 지저분한 아저씨들,,,,

그분들도 아니었을것입니다.
지금도 아닐지도 모르고요.


주제넘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이길수 없는것이 경륜입니다. 경마 경정도 마찬가지이고요...

집한채 날렸다는 사람은 수없이 보았지만, 차한대 샀다는 사람 보기 힘듭니다. 아마 없을것입니다.

아젠 정말 떠나렵니다.
아직늦지 않앗다고 생각하고 떠날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 맞습니다.
모두들....

어렸을적 생각하던 망가진 폐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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