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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경륜

작성자
qazxcv
작성일
2019-03-21 10:36:43
조회
5258
IP
121.155.***.191
추천
2
나는 스물 두 살이다. 
장로인 아버지가 전재산을 교회에 헌납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았다.

그럴 수 밖에.
나는 화투에 미쳐 있었으니까.

아버지 땅에는 삼포만두가 들어왔다.
아버지의 헌납금으로 교회 종탑은 훨씬 더 높아졌다.


그리고 누이에게 잠실 아파트 하나 사주는 것으로 아버지는 
우리집의 모든 재산을 그렇게 정리하시고,
그리스도가 말하는 그 빌어먹을 내세를 준비하셨던 것이다.

 

나는 스물 두 살의 화투쟁이. 
할아버지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쩌면 아버지가 전재산을 교회에 헌납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말이었을 테다. 

 

누이가 살고있는 잠실 아파트를 회투로 다 말아 먹었던 
이야기서부터 꺼내고자 한다. 


내게 남은 거라곤 배짱 밖에 없었다. 
배짱은 있는데 '기술'이 모자라서 누이의 아파트를 말아먹었던 거다. 

 
"너 배짱 한 번 기막힌 넘이니까 **선생 함 찾아가봐라" 


아파트 한 채 말아먹고 나니까 생겨난 기회였다. 
하우스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다양한 연령층의 노름꾼들이 
몰려들므로 나처럼 어린 '새끼기사' 하나쯤 필요했던 판데기였겠고....... 

 

충북 괴산의 '괴(槐)'는 '귀신 잡는 괴'라 하던가. 
괴산의 한 동굴에서 거울 세 개 갖다놓고 귀신같은 타짜가 가르쳐준 
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22758은 화투패를 원위치로 돌리는 '공식'이었다.
다른 '학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스승 만의 독보적인 기술들이 많이 있었다. 

 

이것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창자 뒤틀리는 후회를 아그작 씹어가며 나의 손가락 기술은
어느덧 '새끼기사' 역할을 능히 해낼 만큼 능숙해졌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기술'을 익히고 그 기술로 봉들을 후려쳐먹고나니 화투가 점점
역겨워지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내가 화투 앞에서 구토증세를 앓기 시작한 것은 화투신이 나를
버린 때문이었다. 

 

어떤 도박이든 그 분야의 도신으로부터 내팽게쳐진 자는 끝장나는 거다.  
타짜도 기사도 새끼기사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빌어먹을!

 

영등포역에서 기차표를 산 것이 목포행이었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건너갈 생각이었다. 
배 안에서 8시간......


지루했다. 

 

그런데 배 안에 마련된 방에서 화투판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
잠깐 쉬는 시간 갑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기사넘들에게 내가 말했다. 

 

"판도 작은 데 뭘 그리 들이대는 겁니까?" 

 

녀석들이 보기에 나 역시 '기술'이 있어보였는지, 
귤농장 먹으러(사기도박으로) 간다면서 명함을 건네는 것이었다. 

 

더 이상 화투패를 잡기가 싫어서 제주도로 가고 있는 내게 도신은 
이다지도 장난질을 해댄다. 
토악질이 났다.




나는 스물 세 살의 노가다다. 
제주국제공항을 내가 지었다. 
공동묘지에 시체 묻는 일도 했다. 
그러다가 극장식 캬바레 웨이터가 되었다. 

 
다찌(일본 관광객을 안내하면서 몸도 주는)들이 날 참 귀여워 했는데, 
엔화로 받은 술값을 분배하는 데 탁월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돈귀신이 따라붙은 사람을 다찌들은 귀신처럼 냄새 맡고 달라붙는다., 
당시 웨이터 월급이 15만원 할 때 나는 하루에 30만원을 벌었다. 
벌리니까 막 벌리더라........ !

 

오부지게 번 돈 갖고 강남 삼성동 아파트 전세 하나를 얻었다. 
열심히 살았다.

 

(..)...

 

선배와 함께 **공장을 꾸려 나갔다. 경륜을 하는 선배였다. 

 
도신은 이렇게 다시 날 부른 것이었다. 

 

잠실경륜장에서 중고배당에 살살 장난질 치다가
2000년부터 베팅이 커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경륜빚이 2500만원으로 불어났다. 

 

2000년7월30일 일요결승. 
주광일- 용석길 점댓길 겜이었는데, 후착으로 김철석에 질러댔다.

 
8배짜리에 300만원 갈겨버린 것이 적중! 
2400만원(적중 차권으로)을 마눌님에게 던져주고 이거 한 장에 
얼마 얼마하는 돈표인데 100만원 모자란 건 니 알아서 해결해라! 했다. 

 

이것이 나의 경륜빚 청산 1장1막이었다.

 
나의 경륜인생은 오링...부활...오링...부활의 연속이었다
정말이지 끈덕진 오링부활 사이클이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베팅세계에는 분명 도신의 기운이 작용한다는 거다. 

 
아직은 크게 데이지 않은 꾼들에게 재기의 희망을 던져주고 싶다
그 희망의 요체는 바로 배짱에 있다! 

 

아니 배짱과 '기술'에 있다! 
그리고 기술의 요체는 바로 베팅세계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에 있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굳어진 대가리로는 기술연마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당신들께 경륜을 하라 마라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나는 내가 체험한 승부의 한 방식을 전할 따름이다.....//

 







경륜잡지에 실린 성낙윤의 이야기를 접한 다케유키는 여러가지 상상을 했다.
화투쟁이의 파란만장한 도박인생....

본문 중간에 '...(..)...' 처리된 부분에는 현재 레스토랑 주방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성낙윤의 또 다른 인생도화지가 포개져 있을 법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다케유키가 주의깊게 읽은 부분은 
성낙윤이 경륜계에 입문한 이후 반복됐다는 오링과 부활의 사이클이었다

 

승부를 할 줄 안다는 것일 테다.
다케유키는 대한민국 경륜계에 존재하는 진정한 승부사를 만나보고 싶었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부사'를 만나는 일 만큼 멋지고 흥미로운 일이 있을까?

 

다케유키의 영혼은 상당히 메말라 있었다.

 
친구!
다케유키는 친구가 그리웠던 것이다.
순수한(!) 승부사로 길들여진 꾼을 만나보고 싶었다.

 




다케유키는 주역(周易) '계사전'의 한 구절을 찾아보았다.

 
ㅡ 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

만물은 성질이 유사한 것끼리 모이고 그 무리대로 나뉘어 산다
때문에 거기서 길하고 흉한 일들이 생겨난다

이것이 유유상종(類類相從)이란 말의 기원이 된다




ㅡ 物相雜 故 曰文, 文不當 故 吉凶生焉

(그런데 거기서 또)서로 뒤섞이게 되므로 무늬를 이루고
그 무늬를 이루는 것이 합당치 못하면
흉한 일이 생겨나니




ㅡ 危者使平 易者使傾

흉한 일이 생겨나는 무리들은 말이 사납고 싸우며 위태로워서
그나마 그 위태로움을 위태롭게 여기는 자는 유의깊게 처신하니 평안케 되고
위태로움을 소홀히 여기는 자는 결국 쓰러질 지경에 이른다





ㅡ 是故 情僞相感而利害生
이런 까닭에 진정과 허위가 서로 감응하면서 이해득실이 생겨나고



ㅡ 或害之 悔且吝
혹은 서로를 해치기도 하는 상황에 빠져들면 급기야는 후회스럽고 궁색하게 된다



ㅡ 六爻相雜 唯其時物也
이러한 뒤섞임의 상태를 나타내는 육효 또한 그 상황의 때에 맞춰
섞이면서 그것들의 '인연'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다케유키는 자신이 성낙윤을 만나보고 싶어하는 것 또한
방이유취(方以類聚)의 이치이지 싶었다.


다케유키는 잡지에 적힌 성낙윤의 근무지를 찾아 경기도 평택역으로 향했다.
평택에서 택시틀 타고 칠곡저수지 카페촌으로 들어갈 심산이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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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qazxcv 2019.04.06 13:44  |  IP : 117.111.**.192  |  신고

    영서 쪽은 괜찮군요
    시간 되면 가끔 들르겠습니다^^
  • tntjdpdy 2019.04.06 01:57  |  IP : 61.255.***.137  |  신고

    순님. 지금도 강원도 어디쯤 계시나요? 혹 뉴스로 접한 지역 아닌지 염려 되는군요.         
    계획하시는 일은 잘 이루어지길 바라며   
     여유되시면  
    휘들렸던 멘탈을 나름 지키신 계기,또는 사연 함 올려 주심 감사
    늘 안녕 하시구요, 
    응원합니다
  • qazxcv 2019.03.22 08:42  |  IP : 14.41.**.247  |  신고

    한 잔 하셨군요^^
    친절한 금순씨도 저녁에
    막걸리 없으면 저녁을 못먹는답니다^^
    알코올 중독은 아닌데
    중독 같아요 ㅎㅎ
  • tntjdpdy 2019.03.22 06:35  |  IP : 61.255.***.137  |  신고

    .왜 이리  아가(저)는  막걸리 좋으나요   누군가 부르지는 모르지만       다시 사랑 한다면, , 좋네요  잠시 죠^^순님. 배부른 천 보단                 저 ,,,,,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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